프로덕트


장부 개편의 시작, “어디로 가야 하죠, 사장님.”

한국신용데이터
2023-06-13
조회수 146



날씨가 유달리 좋았던 2022년 11월 초였습니다. ‘가을은 역시 좋구나! 이런 날은 출근도 즐겁지.’ 라고 최면을 걸면서 출근했는데 아침에 팀 리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장부를 개편할 때입니다.”
“아, 네.”

별생각 없이 대답했는데 5초 뒤에 갑자기 머리가 띵 해지더라고요. 결국 이렇게 반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 장부를요?”
“네. 일단 내년 1분기 목표로 해보시죠.”

그렇게 이후 무려 6개월 동안 진행된 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모든 시간들 중에 가장 부담감이 컸던 6개월이었을 겁니다 😨


캐시노트 장부?

장부는 2017년 4월 캐시노트 출시와 함께 시작된 캐시노트의 첫 서비스입니다. 네이버로 치면 검색 같은 서비스고, 카카오톡으로 치면 채팅 같은 서비스죠. 출시와 함께 한국 사장님들의 큰 반향을 이끌어냈고, 이후 급성장해서 이제 100만 이상의 사업장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시안이며 실제 사업장과는 상관없습니다 😁

장부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업장 운영을 위한 주요 수치를 캘린더에서 조회: 입금, 매출, 비용
  • 선택한 기간 기준(월/주/일)에 따라 재방문 고객 등 다양한 분석 결과 조회
  • 여신협과 홈택스를 비롯한 외부의 다양한 외부의 곳들과 연결해서 각종 데이터를 자동으로 업데이트
  • 매출과 비용 수기 입력
  • 공과금, 부가세 환급 예상액, 카드 결제 매입 보류 등 다양한 부가정보 조회

이렇게 잘 구성된 다양한 정보들이 장부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었고, 많은 사장님들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편’을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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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중요한 사실은 장부 서비스가 취미로 사용하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의 고객인 사장님들은 자영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고, 장부는 그런 분들에게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쓰지 않으면 그만인 서비스가 아니라 이용자들의 매일매일에 큰 영향을 미치죠.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캐시노트 앱 리뷰

이걸 개편한다라… 변화는 모두에게 두렵습니다. 심지어 매일 사용하는 핵심 서비스라면 더욱 그렇고, 그 변화가 개편 수준으로 크다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장부 개편이 시작부터 유달리 부담스러웠던 이유입니다.


어디로 가야 하죠, 사장님. 우는 PM이 처음인가요

정말로 막막했어요. 한숨만 나왔습니다.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요. 하지만 캐시노트가 걸어가는 길은 다른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기에 보고 따라 할 무언가도 없었습니다.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기본은 당연하게도 우리의 주 고객인 ‘사장님’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어떻게 사업장을 운영하고, 언제 캐시노트의 장부 서비스를 사용하고, 어디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최대한 자세하게 살펴보자! 💪

수많은 사장님들을 만나서 다양한 질문들을 드렸습니다. 예전에 자영업을 했던 지인에게 오랜만에 연락해서 커피를 사주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죠. 기존에 다른 분들이 진행했던 인터뷰들도 모두 살펴봤습니다.

사장님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습니다. 가끔은 왜 이렇게 못하냐며 혼내는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장님들에게서 받은 공통된 느낌은 ‘애정’이었습니다. 최대한 자세히 의견을 말씀해 주시고, 제안도 열심히 주시고, 서비스와 상관없는 이야기들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처음엔 궁금해서 정보를 얻기 위해 만나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정보보다도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더라고요.

잘 할 수 있겠구나, 아니 이분들을 위해 잘 해야겠구나, 인터뷰가 끝날 때마다 그런 다짐을 하곤 했습니다.

사장님을 이해하기 위한 계속되는 인터뷰의 흔적들…

그리고 이런 다짐과 믿음을 함께 제품을 만드는 다른 분들께도 반복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사장님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들도 중요한 고객이니까요.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 배운 가장 큰 건 ‘일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은 잘 할 수 있다는 모두의 굳건한 믿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

한국신용데이터 홈페이지의 회사 소개에 가면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그동안 캐시노트의 장부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저것이었습니다. 손님들이 카드 결제한 금액이 나에게 언제 들어오는지, 배달앱에서 주문이 들어와서 처리는 했는데 그 대금은 언제 들어오는지. 이것에 맞춰서 각종 조회를 위한 기능들을 구성해서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들이 궁극적으로 가장 바라시는 건 저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저 질문은 결국 다음의 질문으로 나아가기 위함이었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장부의 개편은 이 질문과 함께 진행돼야 했습니다. 당장 돈을 더 벌게 해드릴 수는 없지만, 단순 조회를 넘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게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돼야 했습니다.

장부 개편 프로젝트 시작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모르겠어요. 세상에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쉬울까요? 그래도 최소한 정답에 가까운 것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낸 지난 6개월이었습니다.

2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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