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했어요.

한국신용데이터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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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127, 그레이스타워 5층에 위치한 KCD의 새로운 오피스 입구 모습
KCD 새 오피스의 입구. 흰색 배경과 밝은 오크 목재톤의 강조 터치, 색온도가 낮은 조명이 어우러졌다. 입구부터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했어요. 주소는 작년, 재작년과 똑같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127. 하지만 층이 바뀌었어요. 2019년 KCD는 이 건물 10층에 오피스를 마련했는데요. 당시만 해도 KCD 전체 구성원이 20명 남짓이었답니다. 하지만 4년이 흘러, KCD는 120명 규모의 조직으로 커졌어요. 그래서 같은 건물의 4층에 추가 사무실을 마련했고, 최근까지 같은 건물의 4층과 10층에서 함께 일해왔어요. 10층과 4층은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로는 불과 10여초, 계단으로 가도 1분도 안 걸리는 거리지만 어쩐지 가까운 기분은 안 들었죠. 어쩐지 10층과 4층 구성원 사이에 서먹함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을 때, KCD는 10층 오피스를 5층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스타트업 투자의 겨울’이 온 이후에 내린 결정인데요.

이번 사무실 이사는 어떻게 이뤄졌을까요? 전 과정을 기획하고 직접 진행한 피플팀 Logan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KCD 사무실 이사 전 과정을 기획하고 진행한 피플팀 Logan

근무일로 보면 2023년 2월 6일 단 하루만에 이사를 한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얼마나 걸렸나요?

실제 준비는 작년 11월부터 했어요. 원래는 더 일찍 시작하려고 했는데, 다음해(2023년) 예산이 확정이 안 됐거든요. KCD는 이미 투자를 받았지만(주: KCD는 2022년 9월 엘지유플러스와 파이서브로부터 1조1000억원의 기업 가치로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에서는 다들 투자 받기가 어려워질 거라고 하고 이미 그런 흐름이 시장에 나타난 이후여서 리더십에서도 예산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어요.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서 계속 기다리고 있다가 이렇게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될 거 같아서 인테리어 컨셉을 미리 만들기 시작했어요. 예산이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인테리어라는 게 사무실 크기가 있으면 얼마에서 얼마까지 들 거라는 어림짐작이 되니까요. 가능한 선에서 새로운 사무실의 컨셉을 잡고 있었죠.

실제로는 어떻게 됐나요?

첫 컨셉에서 그렇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다만 예산이 줄었죠. 조금 더 돈을 썼다면 조금 더 고급스럽게 할 수 있었을 텐데. 란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머리를 많이 썼습니다. 다른 오피스 인테리어는 보통 외부 업체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오는데요. 저희는 내부에서 컨셉을 직접 잡았어요. 덕분에 비용을 아낄 수 있었죠.

중간에 설치된 나무 파티션은 이전 사무실(10층)에서 가져온 것. 긴 바 형태의 캔틴 공간과 소파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을 해, 커다란 한 공간 안에서 구획을 나눠 달리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비용을 아끼는 게 답답하지는 않았나요?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제약이 있는 건 당연한 거기 때문에 재미있게 일했어요. 예전에 사진 스튜디오 부스를 구성할 때 — Logan은 KCD 입사 전 유명 카메라 업체의 전시/교육 에이전시에서 10년 동안 팀장으로 근무했다 — 도 예산 제약을 가지고 부스를 만들었거든요. 제한된 예산안에서 최대한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게 일하는 사람의 자세죠.

이에 대해서 켈빈(김동호 대표)이 씽크데이(전사 회의) 때 모든 구성원들에게 “로건에게 예산을 많이 안 드려 진짜 고생을 많이하셨다. 몇년 전 수준의 예산에 맞춰서 해달라고 했는데, 낮은 예산으로 정말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셨다”고 따로 언급해주셨거든요. 모든 구성원들에게 수고를 인정받아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그렇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직접 컨셉을 뽑고 작업하는 게 일반적이진 않잖아요. JD에 안 적힌 일이라고 마다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요.

(잠시 생각해보며) 그렇겠네요. 물론 내가 편하려면 예산 제약이 있더라도 인테리어 업체에 다 부탁하면 되죠. 그렇지만 저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으니, 일단 내가 먼저 시작하고 내가 컨셉을 잡으면 시행 착오도 줄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업체와는 내가 잡은 컨셉이 구현 가능할지를 상의하고 디테일에서 좀 더 살을 보태서 좋아지게 만드는 걸 상의했죠.

굳이 말하자면, KCD에는 주로 이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거 같아요. 이걸 왜 내가 해? 라고 묻기 보다 내 팀의 일이고, 나의 일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다. 는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요.


5층 오피스를 디자인하면서 Logan이 잡은 컨셉은 뭐였나요?

같게, 그리고 다르게요. 기존의 10층 사무실과 4층 사무실은 분위기가 많이 달랐어요. 4층은 그래도 테마와 이미지가 있었는데요. 10층은 별다른 이미지가 없었어요. 10층에 처음 입주했을 때 인원이 적어서 그랬는지 책상 배치도 최대 몇 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안 잡고 시작했더라고요. 인테리어도 특별한 분위기가 없었고요.

4층은 작년 가을쯤 제가 공간 재구성 프로젝트를 맡았거든요. 그때 캔틴 공간을 중심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컨셉을 5층 컨셉을 잡을 때도 그대로 가져오려고 했습니다. 최대한 밝고 따뜻하게. 하지만 4층과는 또 다른 느낌이 나게요. 예를 들자면, KCD 사무실은 4층과 5층 모두 화이트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포인트를 밝은 나무색으로 주고 있죠. 하지만 세부를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4층의 문은 기본적으로 유리문인데 비해, 5층은 ‘나무문’이에요. 원래는 진짜 나무무늬가 들어간 문을 설치하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예산 문제 때문에 철문에 나무 무늬 시트지를 붙였지만요.

개방감과 기밀감을 함께 갖춘 회의실. 유리 가운데에 음영을 넣어 외부에서 회의실 내부가 보이면서도 시선은 마주치지 않도록 처리했다.

가장 고민한 내용은 뭐가 있을까요?

가장 중요시한 것은 ‘확장 및 이동 가능성’이었어요. 일단은 한 층에 최소 120석에서 최대 130석이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요즘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것처럼 운영 기조도 바뀔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한 층에 근무 인원이 많지 않아도 금세 늘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또 다른 고민은 비용면에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건데요. 10층에 있던 근무용 책상, 의자만 아니라 회의실 책상 등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러면서도 근무 인원들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해야 했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과적으로 보자면,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었어요. 예를 들자면, 사무실과 외부 캔틴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도 2곳으로 만들었어요. 통로를 막았다면 회의실을 한 곳 더 만들 수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드나들 때 막힘이 없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5층 근무 인원이 많은 만큼 캔틴 공간도 사무실 안 쪽에 하나, 바깥에 하나 모두 2곳을 만들었어요.

쾌적함을 조성하기 위해 고민한 다른 요인은 없나요?

공조 장치요. 회의실마다 싱글로 하나씩 들어가 있어요. 건물 자체 냉난방기가 돌아가지 않아도,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충분한 냉방, 난방, 환기가 돼서 쾌적한 느낌을 주도록 했어요. 모든 책상이 스탠딩 데스크라든지, 일정 간격으로 공기 청정기와 가습기를 배치한다든지 하는 건 기본적으로 10층에서부터 유지해온 것이고요.

반대로 이건 하지 말자고 한 것은 없었을까요?

아, 컨셉을 잡을 때 고민한 다른 것은 ‘닭장은 만들지 말자’였어요. 다른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 몇 몇 유명 스타트업의 오피스 투어를 할 수 있었는데요. 확실히 다들 추구하는 분위기가 달라서 KCD만의 컨셉을 잡는데 도움이 됐어요. 어떤 곳은 정말 오피스를 넓게 쓰고 있었고, 어떤 곳은 굉장히 좁게 쓰고 있었어요. 마치 닭장처럼요. 저희가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 안에서는 최대한 넓게 공간을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비용 측면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스타트업 오피스란 건 기본적으로 언제든 이사를 할 수 있는 건데요. 요즘 유행하는 노출형 천장 같은 것은 확실히 개방감이 커지지만, 원상복구 비용을 고려하면 그렇게 좋은 선택이 아니거든요.

CEO인 Kelvin이 그런 쪽에서는 확실히 “노출형 천장에 비용을 쓰는 것보다 구성원이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 — 에어컨을 늘리거나 설비를 좋은 걸 쓰는 등 — 을 구성하는 데 쓰자”는 철학이 있어서요. 회의실 설비 같은 것도 나중에 다 떼어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했어요.

지금(2023년 2월 기준) KCD 오피스 근무인원이 130명 남짓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5층에만 130명으로 잡았다면 너무 몰린 것 아닌가요?

지금 당장은 5층에 정확히 106석인데요. 일단 106석 만큼의 바닥 네트워크 공사를 했고, 나머지 공간도 확장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해놨어요. 일단 그 공간은 오픈 회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0층에서 옮겨오면서 남은 책상을 활용했어요. 지금은 엔지니어들이 편하게 회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쓰고 있고, 좌석의 필요성이 늘어나면 줄여서 쓸 수 있도록 했어요.

단, 일반 회의실은 좀 적습니다. 이건 피플팀의 아이디어가 보태진 건데요. 5층은 일부러 완결되지 않은 사무공간으로 만들었어요. 근무 인원에 비해서 회의실이 부족합니다. 4층은 근무 인원에 비해서 회의실이 남고요. 5층에 근무하는 인원들은 회의를 위해서라도 4층으로 내려와야 하고, 5층에 근무하는 인원들은 협업을 위해서 5층으로 올라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더 많은 만남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이런 형태로 기획했어요.

입주 후 한 달이 지난 KCD 5층 오피스 모습. 앞에 보이는 작은 테이블은 오픈 회의 공간이다. 이 테이블과 의자도 10층의 이전 오피스에서 가져왔다.

팀원들의 아이디어가 보태진 케이스는 또 뭐가 있을까요?

몇 몇 회의실 전면 유리를 모두 글래스 보드로 만든 것은 John의 아이디어입니다. 회의하다 보면 적는 일이 많은데, 보드만으로는 크게 설치가 어려우니까요. 아예 유리를 보드로 쓸 수 있게 했죠. 글래스보드를 ㄱ자로 꺾어서 설치한 건 Alice의 아이디어에요. 이런 작지만 편리한 아이디어가 피플팀 내부에서 다양하게 나왔어요.

사실 오피스 이사는 회사 거의 모든 구성원들의 도움으로 이뤄진 거라고 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IT Admin을 맡은 Diego와 오피스 매니저인 Hayden이 큰 도움을 주셨어요. 디에고는 보안 설비 이전, 회의실 라인 구성, 연결, 구성원 좌석 내부망 장비 이전 등을 전담해주셨고, 헤이든은 이사 업체 일정 조율, 전사 구성원 공지, 물품 이전 설치 조율 등을 도맡아주셨어요. 보안팀 리드인 피터(Peter)를 비롯해 린킨(Linkin), SRE팀의 Hwan도 큰 도움을 주셨어요. 다들 자기일처럼 나서서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은 덕분에 금요일에 짐을 싸고, 토~일요일에 이사하고, 월요일에 네트워크 설비를 마치고, 화요일에 출근하는, 다른 분들께는 “마치 하룻밤 사이에 이사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드릴 수 있었죠.

여기서 쌓은 경험으로 Logan의 집은 엄청 멋지게 꾸밀 수 있겠네요.

아뇨. 전혀요. 집안 인테리어는 온전히 아내와 아이의 뜻에 따릅니다. 지금 저희집 거실은 아이 울타리와 장난감으로 가득 차 있는 걸요. 인테리어는, 앞으로 몇 년은 고민할 일이 없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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